풍랑으로 거칠게 몸을 뒤척이다가 지쳐, 새근거리며 달빛 아래서 잠든 아기바다를 본 적이 있는가? 지친 몸으로도 달님 하나 번쩍 안아서 기어이 옷고름 풀고 젖을 물리고 마는 어머니 같은 밤바다를 본 적이 있는가? 상심한 자들의 가슴을 헤집고 들어가 펄럭이는 저 바다, 저 물결의 시퍼런 심연의 속내를 좀처럼 보여주지 않는다. 최고의 히말라야 등반을 쉬이 허락하지 않듯이, 망망대해의 바다 깊은 속살을 누구에게도 보여준 적이 없지 않은가! 때로, 수면은 태풍에 찢기우고 날카로운 폭풍에 할퀴어 만신창이가 될지라도 바다가 품고 있는 심해의 순결은 누구도 범할 수 없지 않은가! 그리하여 절망한 자의 바다는 희망의 물결이 잦아들고, 내일의 노래로 여울지게 한다. 누구나 바다에 관한 추억과 명상은 있겠지만, 나에게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