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평론계의 스타, 이동진씨가 영화를 테마로 해 여행을 다녀온 기행문이다. 필름 속을 걷다, 라는 제목이 말해주듯, 그는 영화 촬영의 현장에서 영화 중 내용을 떠올리며 드는 상념등을 저술했다. 책의 전체 분위기는 굉장히 처연하고 우울하고 쓸쓸하다. 빛나는 영화의 그림자를 밟은 여행이기도 하겠지만, 저자의 필체 자체가 그렇다. 하지만 이러한 우울과 처연함은 청승 맞지 않다. 차분히 그리고 긴 여운을 안긴다. 저자의 윤리적인 고뇌도 인상적이다. 화양연화 편이 그렇다. 실패한 여행에 대한 고백도 실려 있고, 형식적으로 여운을 안기는 여행기도 있다. 이동진 평론가가 저술한 책들 중에서 현재까지 오래오래 두고 읽힐 책. 더이상 영화 여행기는 안쓰신다고 하지만, 이런 책을 읽으면 그의 단언이 아쉽게 느껴진다.섬세..